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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 기술보다 어려운 게 남았다

ndev-note 2026. 9. 2. 13:02

자율주행은 10년 넘게 "곧 온다"는 소리를 들어온 기술입니다. 2020년이면 운전대가 사라진다던 예측이 빗나간 것도 다들 기억하실 거고요.

그래서 최근 뉴스들이 좀 의외였습니다. 강남 심야 자율주행택시가 유료화됐고, 상암에서는 운전석을 비운 채로 택시가 다니고, 중국 로보택시 200대를 국내에 들여온다는 계획까지 나왔습니다. 진짜 뭔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서 정리해봤습니다.

레벨 4가 뭐길래

자율주행 얘기에서 레벨 숫자가 계속 나오는데, 이걸 알면 뉴스가 훨씬 잘 읽힙니다.



지금 시중의 대부분 차는 레벨 2입니다. 차로 유지나 크루즈컨트롤이 되지만 사람이 계속 주시해야 하죠. 레벨 3은 특정 조건에서만 차가 책임을 지고, 사람은 요청받으면 개입해야 합니다.

로보택시가 노리는 건 레벨 4입니다. 정해진 구역과 조건 안에서는 사람이 아예 필요 없는 단계요. 여기서 중요한 게 "정해진 구역"입니다. 어디서든 되는 게 아니라 특정 지역에서만 되는 것, 그게 레벨 4와 레벨 5의 차이이고, 동시에 지금 상용화가 가능해진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도를 정밀하게 만들고, 그 지역 도로를 반복 학습하고, 관제로 감시하면 제한된 범위에서는 무인 운행이 가능합니다. 문제를 좁혀서 푼 거죠. 엔지니어링에서 흔히 쓰는 방식이지만, 자율주행에서는 이 발상이 오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국내 상황



강남 심야 자율주행택시가 가장 눈에 띕니다. 2024년 시범운영으로 시작해 올해 유료 서비스로 전환됐고, 운행 시작 시간도 23시에서 22시로 앞당겼습니다. 시범이 아니라 사업으로 넘어가는 신호입니다.

상암에서는 국내 최초로 운전석을 비운 자율주행택시가 운영됩니다. 안전요원이 운전석에 앉아 있는 것과 아예 없는 것은 체감상은 물론 제도적으로도 완전히 다른 단계입니다.

정부 로드맵은 2026년 안에 규제 정비를 마치고 2027년 레벨4 상용화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관제, 대여, 중개, 원격제어까지 아우르는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을 제도화하겠다는 계획이고요.

여기에 변수가 하나 붙었습니다. 중국 포니.ai가 국내 기업과 손잡고 7세대 로보택시 200대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우선 10대로 자기인증 절차를 밟은 뒤 나머지를 들여와 서울에서 상용 서비스를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기술보다 어려운 것들

여기서부터가 진짜 얘기입니다. 개인적으로 남은 난제는 대부분 기술 바깥에 있다고 봅니다.

사고 책임. 무인차가 사고를 내면 누가 책임지나. 제조사인지 서비스 운영사인지 소프트웨어 공급사인지. 정부가 원격제어 제도와 안전관리 사업을 정비하겠다고 한 것도 이 공백 때문입니다. 코드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택시 업계와의 관계. 국내에서 모빌리티 혁신이 좌초한 전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업자들이 택시조합과 차고지·충전·정비 인프라를 함께 쓰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눈에 띕니다. 대체하는 대신 얹어가는 전략인데, 기술 완성도보다 이쪽이 확산 속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용성. 아무리 통계적으로 안전해도 무인차 사고 한 건이 주는 충격은 사람이 낸 사고 수백 건과 다릅니다. 자율주행 서비스가 심야 시간대나 교통 취약 지역부터 시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봅니다. 리스크와 필요가 동시에 조절되는 구간이니까요.

정리

세계 구도는 웨이모와 테슬라가 앞서고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따라붙는 형국입니다. 국내는 실증에서 상용화로 넘어가는 초입이고요.

흥미로운 건 이제 승부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성능만으로 갈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차량 양산 능력, 호출 플랫폼 운영, 그리고 규제와 지역 사회 합의까지 묶어내야 하는 문제가 됐습니다. 순수한 기술 경쟁이었다면 오히려 예측이 쉬웠을 텐데요.

서울에서 이미 탈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니, 궁금하시면 한 번 타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저도 조만간 강남 쪽에서 한번 시도해볼 생각입니다.